2011. 3. 21.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2010)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2010)

'넌 너무 불친절해...', '미치도록 잔혹한 핏빛 복수'

이 두 문장이 영화의 키워드다. '악마를 보았다' 류의 영화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면, 이 영화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캐릭터에 이질감이 들었던 '악마를 보았다' 에 비교해서, 좀 더 속내가 밀집되고 그것이 관객들로 하여금 부분 동질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불편함은 더욱 크다.

영화는 도시에서 살고 있는 해원의 관점에서 시작하며 상해 사건을 목격하지만, 증언을 하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생길까봐 외면 하는 개인주의적인 모습은 도시의 우리들과 별반 차이가 없고 직장 및 도시 생활에 환멸을 느낀 해원은 자신의 고향이자 어릴 적 친구 복남이가 살고 있는 무도로 휴가를 간다.

섬에서 거주 중인 복남의 생활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남편은 육지에서 다방레지를 불러들여 안방에서 복남을 문지방 앞에 두고 성행위를 하고 툭하면 폭행을 일삼으며, 섬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일을 하고 남편과 딸이 밤낚시를 나가면 시동생에게 성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장철수 감독이 깔아놓은 몇 가지 힌트들을 보면, 복남을 동성애자처럼 표현 해 놓았고 그래서 버젓이 외간 여자를 안방으로 불어들이는 남편 옆에서 태연하게 밥을 먹는 것 같았다. 해원과의 목욕 씬이나 남편을 죽이기 전에 남편이 하는 대사들로 인하여 알 수 있음.)

그런 일상들을 참고 참으며 살던 복남이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이 남편에 의해 사고사 하고 그 모습을 목격했던 해원이 외면하자, 낫을 들고 섬의 모든 사람들을 죽이게 된다. 김복남이라는 인물에게 벌어지는 일로 영화는 흘러가지만, 애초에 그랬던 것처럼 이 영화는 복남이 아니라, 해원의 관점이 주 포인트. 해원이 무도에서 일어난 일을 겪음으로서 변화되고, 그 시선에 감정 이입한 관객들이 이 영화를 단순히 머나먼 섬의, 현실과 동떨어진 화끈한 복수극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저건 무도의, 복남이란 특수한 환경의 특정한 사람한테나 일어나는 비 일상극이 아니라 해원의, 우리 곁에서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남에게 해를 끼치진 않지만 남 일에 신경도 안하는 사람.
남에게 항상 피해를 받아왔고 그걸 다시 돌려주는 사람.

나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리고 누가 더 나쁜 사람일까요?


@ 이 영화를 2008년 '똥파리'에 이어 최고의 한국영화라고 생각하지만, ...극 후반의 해머씬은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그렇게 마무리를 지어야만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