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5.

Collateral (2004)

Collateral (IMDb) Director Michael Mann Vincent Tom Cruise | Max Jamie Foxx


빈센트) 르완다라는 곳 알아? 하루에도 수만 명씩 죽어. 히로시마 원자폭탄 이후로 그렇게 빨리 몰살 된 적이 없어. 넌 눈 하나 깜빡했어?


빈센트) 그럼 아는 사람만 죽여야 하나?


빈센트) 언제부터 나랑 협상했지?


맥스) 사람 마음 속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당신은...



하루하루 그리는 자신만의 정신적 안식처이자 낙원인 꿈이 있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 하고 실상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하기 힘들어 하는 남자. 맥스. 무언가에 억눌리고 결핍 된 듯한 그는 택시 드라이버이며 매일 밤 임시직으로 택시를 몰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위안하지만 그의 꿈은 택시 밖에 있다. 프로페셔널하며 매우 완고하고 자신만의 확고한 틀 안에서 스스로를 통제하는 남자. 빈센트. 그는 살인청부업자이며 그의 일은 그저.. 하나의 직업일 뿐이다.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 내가 쏜 총의 총알에 맞고 죽었다. 라고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말하는 남자. 그가 맥스의 택시에 탑승 했다. 맥스는 뜻하지 않게 연쇄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혼란스럽지만 프로페셔널 킬러 빈센트에게 저항하지 못 하고 그를 돕는 처지가 된다.

보완할 점이 많은 성격의 두 남자가 하룻밤 동안 1,700만 인구의 거대한 도시, 아름다운 야경의 L.A. 를 달리며 상대를 통하여 뜻하지 않게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그 기폭제는 맥스의 어머니가 입원 중인 병원에 빈센트가 방문하여 자신에게는 항상 달갑지 못 했던 어머니와 허물없이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본 맥스가 빈센트의 일을 방해하려 달아나며 증폭 된다. 5명의 증인과 검사를 살해하기 위한 여정 속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항상 무언가에게 억눌렸던 자아를 점점 표출하고 능동적인 대처와 꿈꿔왔던 변화를 느끼며 맥스는 희열을 느끼고 빈센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에 반해 빈센트는 뜻대로 통제가 불가능한 맥스를 통하여 스스로의 규칙을 점차적으로 깨트리며 그 안에서 고독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후회하고 갈망한다. 맥스에게 어머니의 병문안은 빼먹지 말고 남들처럼 꽃을 들고 가자는 그의 모습은 무섭도록 치밀한 프로페셔너로서의 고독과 회환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그토록 경멸하고 어서 벗어나고 싶은 로스 엔젤레스의 도로변에 갑자기 나타난 Coyote 에게서 자신을 느껴 고뇌하고 번민하는 빈센트.)

마이클 만 영화가 대개 그러하듯이 본 작 또한 대사량이 많다. 두 남성상의 대립으로 영화는 줄곧 흘러가는데, 그 감정선 대립의 중심과 본질은 '대화' 이다. 너무나도 극명한 성격의 두 주인공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이 가질 수,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을 갈망하고 의지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다. 칠흑같은 고독 속에 자신을 가둬두고 쉽사리 깨트리려 하지 않는 남자와 타인을 위해 고독에서 벗어나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고 발버둥 치는 남자. 이들의 대화는 곧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메세지이다.

이 영화의 백미는 엔딩인데 (아이러니하게 포탈 영화평에 가장 많은 글이 형편없다는 엔딩 글이다.) 빈센트는 자신이 죽인 사람이 60억 지구 인구 중 하나일 뿐이라며 입버릇처럼 자명하지만 자기 자신도 한낱 같은 존재라는 걸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 일촉일발의 순간에 지하철 칸막이 문 너머에 있는 맥스에게 총상을 입힐 수 있는 자신의 총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아 규율을 깨트린 스스로의 모습을 자책하고 LA 지하철에서 죽어봤자 누가 알아주기나 할까? 냉소를 던지며 고개를 숙이는 빈센트의 모습은 이 차가운 회색 도시의 우리 모습을 물씬 대변한다. 이 영화는 액션이 아니요, 스릴러도 아니다. 상대성 고독에 대한 두 남자의 이야기다.